'손수'를 아랫사람에게도 쓸 수 있을까?

'손수'는 '남의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제 손으로 직접'이라는 의미이다. 가까운 분이 이 말의 용법이 궁금하다면서 스스로 혹은 아랫사람에게도 쓸 수 있느냐고 물어보셨다.

평소 이 말을 손 윗사람에게만 쓰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 정확한 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터라 국립국어연구원에 문의해 보았다.

'손수'의 사전적 개념적 의미는 직접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말이 마치 윗사람에게만 사용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없지 않은데, 이는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통사회에서는 윗사람이 직접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아랫 사람에게 시키는 게 일반적이어서, 어쩌다 윗사람이 직접 할 경우 그에 대해 '손수'라는 말을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대가 변해서, 지금은 윗사람이라고 해서 아랫사람에게 시키기만 해서는 안되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직접 무언가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이 말의 사용 범위나 대상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어서, 누구에게나 쓸 수 있다.

시대에 따라 용법이 변화된 것이라면 그러한 변화상을 사전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사전은 개념 정의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용법의 변화까지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신 말뭉치에 다양한 용례를 제시했으니, 이를 참고하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손수'는 사전적 의미대로 누구에게나 쓸 수 있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