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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프리마돈나>

뮤지컬

by 무아(無我) 2026. 1. 1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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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시티 7층 후암씨어터
○ 1월16일


극장에 도착하니 '매회차 전석 매진!!했으면 좋겠다'는 재치 있는 문구가 보이고, 출연진에 윤형빈, 김학도 등 개그맨이 포함되어 있다.


오늘의 출연진...


그런데 등장인물 이름이 왠지 익숙하다. 곰곰 생각해 보니, 몇년전 관람한 뮤지컬 <디바>에 나온 그 인물들과 이름이 같다.
알고 보니, 두 작품은 내용은 동일하면서 제목이 바뀌고 출연 배우가 달라진 것이었다. 그렇다면 제목의 의미는 무엇인가?

디바’와 ‘프리마돈나’는 모두 뛰어난 여성 가수를 가리키는 용어이지만, 어원과 의미는 다소 차이가 있다. 디바(diva)는 라틴어 divus(신적인, 신의)에서 유래한 말로,  탁월한 기량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대중의 숭배와 찬사를 받는 스타 가수를 의미한다.  
반면 프리마돈나(prima donna)는 이탈리아어 prima(첫 번째)와 donna(여성)의 합성어로, 본래 오페라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주역 가수를 뜻한다.

디바가 ‘신적 존재’라는 어원처럼 성취와 숭배의 대상이라면, 프리마돈나는 ‘첫 번째 여성’이라는 어원에 걸맞게 삶의 주체로서 자기 몫의 무대를 살아내는 존재라 할 수 있다.  디바가 결과 중심의 개념인 반면, 프리마돈나는 과정과 존재의 의미를 중시하는 명칭인 셈이다.

이렇게 볼 때 '디바'보다 '프리마돈나'가 이 작품의 주제의식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데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뮤지컬 <프리마돈나>는 말숙의 노래로 시작한다.  이 노래는 단순한 오프닝 넘버가 아니라,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를 집약하고, 주제의식을 부각하는 의미가 있다.

가수를 꿈꾸며 해외 유학까지 마친 지유는 부모의 사업 실패로 인해 귀국하여 옥천의 말숙이네 집에 얹혀 지내게 되는데, 젊고 세련되고 미국유학까지 한 지유는 단박에 관심의 중심에 놓인다.

순박한 농촌 총각 칠복이와 러브 라인이 형성되고 말숙과 봉태의 티격태격이 더해지며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던 중 말숙과 지유는 ‘컨츄리 시스터즈’라는 이름으로 듀엣을 결성하여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에 출연하며, 예선과 준결승을 거쳐 결승에까지 오르게 된다.

그러나 말숙이 백혈병 말기 진단을 받으며 상황은 급변한다. 봉태는 연애시절의 추억이 깃든 느티나무 아래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말숙에게 진한 사랑을 드러내며 눈물샘을 자극했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말숙의 말과 표정이 주는 울림 또한 크게 다가왔다.

말숙은 오디션 결승 무대에 오르기 전 세상을 떠나지만,  그녀의  꿈은 지유에게 이어진다. 지유는 혼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결승 무대에 올라 말숙의 몫까지 끌어안고 노래하며 끝내 우승을 차지한다. 그리고 공연의 마지막, 지유는 말숙이 처음에 불렀던 바로 그 노래를 다시 부르며 무대를 마무리한다. 시작과 끝이 같은 노래로 연결되는 이러한 구조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았던 한 사람의 꿈이 다른 사람의 목소리와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자연스럽고 노래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봉태역을 맡은 김학도는  개그맨 출신임에도 오버하지 않고 극중인물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서 보여주었다.

무엇보다도 '멀티맨'의 역할이 돋보였다. '멀티맨'은 단시간 내에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는 '일인 다역' 배우들을 통칭하며, 대학로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에서 약방의 감초같이 등장하여 활력을  불어넣고 분위기를 일신하는 존재이다. 멀티맨은 한 두명의 배우가 주인공을 제외한  복수의 보조 인물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멀티맨'의 활용은 기본적으로 대학로 창작 뮤지컬의 예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멀티맨은 피에로와 같은 골계적인 캐릭터를 지닌 경우가 많으며,  어떤 면에선 주인공보다 더 인기를 끌기도 한다. 소극장 공연이라는 제한된 공간과 제작 여건에서, '멀티맨'은 제작비 절감은 물론이고 극적 흥미를 배가시키고  장면 전환이나 객석과 무대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대학로 공연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공연에서도 '멀티맨'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유영섭 배우는 할아버지 역 뿐만 아니라 칠복의 여자친구, 의사, 전국노래자랑 사회자, 초청 가수  등  1인5역을 수행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프리마돈나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의 순간을 살아낸 사람을 가리키지만, 그 도전을 지켜보고 응원한 모든 이들까지 포함하는 존재가 아닐까 한다. 그러므로  자신만의 꿈이 있고 그 꿈을 위해 살아간다면, 우리들 모두 '프리마돈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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