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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음회> : 판소리 이야기

국악

by 간다르바 2023. 1. 1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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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2회 한음회 공연을 관람했다.



이 행사를 후원한  크라운해태  윤영달 회장의 한국음악사랑은 각별한 데가 있다. 직원들에게 우리 악기 하나씩 배우라고 권하는가하면,  '떼창'(합창)이라 하여 임직원 100명과 함께 판소리 한대목을 부른 적도 있다. 이번 공연 주관단체인 '락음국악단'  운영을 비롯하여, 이른바 '아트경영'을 내세우며 남산국악당 지원, 국악 행사 '창신제' 개최, 영재 육성  등  다양한 국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위야 어떻든, 경영인이 이처럼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날 한음회  공연은 송서, 구음 살풀이, 잡가, 산조, 판소리, 창극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판소리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송서  <촉석루>와  구음 살풀이  그리고 잡가 <소춘향가> 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판소리와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갈래였기 때문이다.  창극은 일인다역의 판소리가 배역의 분화를 거쳐 연극적 양식으로 정립된  것이며, '산조'  또한  판소리에서 파생된 기악 양식이다.  가장 느린 장단인 진양에서 시작하여 가장 빠른 장단인 휘모리로 끝을 맺는데, 곡의 짜임이나 장단등이 판소리와 매우 닮아 있어, 산조를  '말없는  판소리'라고 하는 것이다.  

판소리는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해학적인 대목과 음악적으로 잘짜인 '눈대목'(오페라의 아리아와 같이 빼어난 대목을 가리키는말)  중심으로 짜여졌다.  <적벽가>  중  '조자룡 활쏘는 대목', <수궁가>중  '토끼 팔난',  <흥보가> 중 '화초장 타령',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 등을 들려준 것이다.

이날 출연한 판소리 명창  가운데 현재 서울시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인 정의진 명창을 제외한 나머지는 국립창극단과 깊은 인연이 있다.  왕기철과 왕기석은 형제로,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오래 활동하다  현재 다른 직장에 근무하고 있다. 유수정은 현재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며, 김학용  또한 현재 국립창극단 소속이다. 왕윤정은 왕기철 명창의 딸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리꾼들, 특히 창극단 출신은 극적 표현능력이나 판을 장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날도 그랬다.

사회자의 비중이 큰 것도 인상적이었다. 왕기철 명창은 소리와 멘트를 적절하게 섞어가며 맛깔나게 판을 이끌어 나갔다. 그 과정에서 판소리의 역사를  알려주는 주요 문헌자료를 소개했는데, 이는 일반적인 국악 공연에서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최초 춘향가 기록인 1754년 만화 유진한의  한시 <만화본 춘항가 200구>, 1843년   송만재의 <관우희>, <모흥갑 판소리도>를 비롯하여, 최초 여성명창인 진채선과 판소리 경연의 장인 전주대사습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준 것이다. 아마  주최측에서 본 무대를 공연 감상의 장이자 교육과 계몽의 장으로 활용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사회자도 설명했듯이 '한음'은 '한국음악'의 줄임말로, 윤영달회장이 제안한 용어이다. 사실 '국악'은  일제때 사용한 용어라 하여,  '한국음악'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진작부터 있어왔다. 아무튼 우리음악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 맛과 멋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의 의의가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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