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다크투어
9월 4일(토) 오후 2시 명동역에서 출발하여, 옛 중앙정보부 터를 지나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국치터, 조선총독부 터, 노기신사 터, 한양공원비, 조선신궁 터,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등을 둘러 보았다. 이 코스는 '나라의 수치’인 일제 침탈의 흔적을 돌아보는 남산 다크투어(Dark Tour) 이다.
남산의 옛 이름은 목멱산이다. 조선시대 목멱산은 국토와 왕경을 수호하는 신산(神山)으로, 산 정상에는 목멱대왕을 모셔놓은 ‘국사당’(國師堂)이 자리했다. 그런데 한양의 수호산인 남산은 19세기 말~20세기초 근대전화기에 역사적 수난을 당했다. 임오군란(1882)과 갑신정변(1884)으로 정국이 요동친 직후인 1885년, 조선의 지배권을 놓고 다툰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이 주둔해 ‘왜성대(倭城臺)’라 불렸던 '예장동' 일대에 일본인 거류지를 형성했다. 일제는 1925년 '국사당'을 인왕산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조선신사'를 세웠다.
해방 이후 조선 통감부가 있던 자리에 중앙정보부가 들어섰으며, 이 곳은 인권 탄압의 대명사로 각인되어 오늘날까지 어두운 기억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다.
오욕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이곳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리는 공간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기조차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