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칼리버> 후기
-일시 : 2021년 8월17일~2021년 11월 7일(화, 목 19시 / 수, 금, 토, 공휴일 14시, 19시)
-장소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94)
9월 3일 오후 7시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뮤지컬 <엑스칼리버>를 관람했다. 화려한 무대장치, 배우들의 연기력과 빼어난 가창력, 음악성을 담보한 노래 등이 잘 어우러져, 관람 내내 작품에 몰입하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감상했다.
<엑스칼리버>는 우리에게 익숙한 서사인 '아더왕'에 관한 이야기다. '엑스칼리버'는 바위에 꽂혀 있는 천하의 명검으로, 이를 뽑는 자는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영웅이다. 난세는 영웅을 필요로 하며, 영웅은 시련과 고난을 극복한 후에 비로소 진정한 영웅으로 우뚝 설 수 있다.
6세기 고대 영국의 왕 우더 펜드래곤이 사망하자, 색슨족은 왕을 잃은 영국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닥치는 대로 영국인들을 몰살하고 전쟁을 일으킨다. 드루이드(Druid)교의 마법사이자 예언가인 '멀린'은 혼돈의 시대를 벗어나게 할 새로운 왕 아더를 왕좌에 앉히기 위해 오래된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자신이 왕족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평범하게 성장한 아더는 마법사 멀린으로 인해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되고, 바위에 꽂혀 있던 성검 엑스칼리버를 뽑으며 영국의 왕으로 추앙 받는다. 아더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뛰어난 기량을 가진 기사 렌슬럿과 함께 카멜롯을 건설하고 색슨족과 대적할 위대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용감하고 총명한 여성 '기네비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20년간 수도원에 갇혀 성장한 아더의 이복남매 '모르가나'는 색슨족의 침략으로 혼란한 틈을 타 수도원에서 탈출해 자신이 잃은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멀린'을 찾아간다. '모르가나'가 '멀린'을 만났을 때, '아더'는 이미 왕이 된 뒤였다. 아더가 왕이 된 것은 물론이고 멀린을 곁에 둔 것을 보고, 모르가나를 아더를 죽이고자 한다. 그러나 이는 수포로 돌아가고 아더는 조그마한 일에도 화를 내는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로 변모해 간다. 이로 인해 연인 기네비어는 힘들어하다 자신을 위로해 주는 랜슬럿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이 사실을 안 아더는 두 사람을 차마 죽이지 못하고 카멜롯에서 내쫓는다. 이후 아더는 시련을 이겨내고 색슨족을 물리치며, 왕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자 다짐하는 모습을 보이며 막이 내린다.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한국에서 2019년 초연된 후 이번에 두 번째로 공연되는 것이다. 이번 작품은 초연에 비해 스토리 전개의 유기성을 높이고, 새로운 곡을 짜거나 곡의 순서를 바꾸어 넘버에 변화를 줌으로써 작품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특히 공연이 시작되는 프롤로그 부터 초반 장면에 변화를 많이 주었다.
색슨족은 다수의 배우가 집단으로 등장하여 연기했는데, 일종의 광기를 느끼게 하는 안무와 무술로 부정적 이미지의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특히 아더왕 진영과 이들 색슨족의 전쟁 장면도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아더는 두 가지 이미지를 지닌 캐릭터로 형상화 되었다. 왕이 되기 전 순수하고 장난끼 많은 소년의 모습과 엑스칼리버 검을 얻은 이후 왕으로서의 소임을 감당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뇌와 시련의 모습이 그것이다. 어느 경우든 영웅으로서의 카리스마나 웅장한 인물로 그려지기 보다는, 때로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매우 인간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아더가 자신의 내면에 감추어진 '가능성'을 모르고 있다가 운명처럼 이를 확인하고 왕으로서의 소임을 다한 것처럼, 이 작품은 현실 세계의 우리들 또한 각자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현재보다 나은 가치 있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고 있다.
9월 3일 공연에서, 카이가 아더 왕을 열연했다. 카이는 빼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아더왕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 냈다. 준수와 도겸이 출연하는 공연도 보고 싶다. 아더의 친구 랜슬럿은 에녹이 맡았다.
아더의 이복 동생 모르가나는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이는 카리스마 넘치는 신영숙의 가창력과 연기력에 전적으로 힘입은 것이다.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매력은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노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뮤지컬은 오페라에 비해 이야기 서사가 중요하며, 노래와 춤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할수록 의의가 크다. <엑스칼리버> 넘버는 극중 상황과 캐릭터의 정서에 부합하는 곡으로 짜여졌으며, 배우들은 이를 호소력 있게 표현함으로써 감동적으로 극을 이끌어 갔다.
뮤지컬 넘버( Musical Number)
0 프롤로그 (Prologue)
1. 언제일까(When will we learn)
2. 찬란한 햇살(Rich at heart)
3. 이야기되는 이야기 (Telling of the Tale)
4.. 난 나의 것 (My Flesh, My Blood, My Skin, My Bones)
5. 불타는 이 세상 (World On Fire)
6. 지금 어디에 (Where Are You Now)
7. 원의 완성(Full circle)
8. 내 앞에 펼쳐진 이 길 (The Man You'd Have Me Be)
9. 검이 한 사람을 (Let the Sword Make This Man)
10. 그가 지금 여기 있다면 (If He Were Standing Here)
11. 그게 울프의 표식 (The Mark of The Wolf)
12. 지금 어디에 reprise (Where Are You Now reprise)
13. 이렇게 우리 만난건 (In Troubled Time Like These)
14. 이교도의 춤과 의식 (Pagan Dance & Ritual)
15. 아비의 죄 (Sins of Father)
16. 태풍 (The Tempest)
17. 이렇게 우리 만난 건-reprise (In Troubled Time Like These reprise)
18. 더 깊은 침묵(How deep the silence)
19. 수천년을 빛날 수 있게 (Hundred Years From Now)
20. 왜 여깄어 (Why Am I here)
21. 그게 울프의 표식 reprise (The Mark of The Wolf)
22. 기억해 이밤 (Remember This Night)
23. 오래전 먼 곳에서 (Long Ago and Far Away)
24. 결코 질 수 없는 싸움(The chalice and the blade)
25. 눈에는 눈 (Eye for an Eye)
26. 혼자서 가 (Go It Alone)
27. 붙잡으려해도 (How Do you Make it Stay)
28. 욕망 (Desire)
29. 심장의 침묵 (Murmur of the Heart)
30. 세상의 끝 (When Worlds Collide)
31. 붙잡으려해도-reprise (How Do you Make it Stay)
32. 눈에는 눈 reprise (Eye for an Eye reprise)
33. 없는 사랑 (Never To Love)
34. 이게 바로 끝 (This is How It Ends)
35. 이야기 되는 이야기-reprise (Telling of the Tale reprise)
36. 세상의 끝-reprise (When Worlds Collide reprise)
37. 왕이 된다는 것 (What Does It Mean to be a King)
38. 전쟁터 (Battle)
39. 평원에 날 묻어 (Field Of Glory)
40. 오래전 먼 곳에서-reprise (Long Ago and Far Away reprise)
41. 기억해 이 밤-reprise (Remember This Night reprise)